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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웃음 폭탄, 영화 오케이 마담(2020) 캐릭터 소개 및 리뷰

by 아기사과 2020. 12. 31.

같은 교통수단이지만 차와 달리 비행기는 운행 중에 함부로 문을 열 수도 없고 낙하산 외에는 탈출 방법도 없다. 그래서인지 비행기라는 갇힌 공간이 제작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나 보다.

지금껏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액션이나 스릴러 영화로는 플라이트 플랜(2005), 같은 해 개봉한 나이트 플라이트 그리고 리암 니슨 주연의 논스톱(2012) 등의 외국 영화들이 있었다.

그리고 2020년, 국산 항공액션 코믹버스터가 개봉하였다. 오케이 마담(2020)은 위에 소개한 영화들과 달리 코미디 장르이면서 약 100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 안에 긴박한 액션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영화이다.

'믿고 보는 배우' 엄정화

주인공인 엄정화, 그녀가 연기한 미영은 현재 꽈배기집을 운영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지만 범상치 않은 과거를 가진 캐릭터이다. 남편 석환의 숨은 노력으로 하와이 여행에 당첨된 미영의 가족은 결혼 10년 만의 신혼여행이자 생애 첫 가족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테러리스트에 의해 비행기가 고공 납치되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미영은 가족을 구하기 위해 그동안 숨겨왔던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영화 댄싱퀸에서도 보여준 바 있듯 엄정화는 배우로서 자신이 맡을 수 있는 역할에 한계를 두지 않고 당당하게 도전하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댄싱퀸에서 댄스가수라는 강점을 살렸다면 이번에는 액션까지 섭렵하며 연기의 폭을 넓혔다. 매 영화에 최선을 다하는 진정성이 느껴져서 늘 응원하게 되는 배우이다.

캐릭터에 녹아든 배우들

박성웅은 남편 석환 역을 맡아서 여전히 신혼처럼 알콩달콩, 미영밖에 모르는 팔불출 남편을 연기한다. 악역을 전문으로 하는 배우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 스펙트럼을 펼치고 있다. 이 영화에서도 아내의 등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남편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상윤은 테러리스트 철승 역을 맡아서 미영을 향한 로맨스인 듯 동료애인 듯 애정인 듯 증오인 듯 알쏭달쏭한 감정선을 표현한다. 미디어에서 이상윤을 훈남, 로맨틱 가이라는 수식으로 소개할 때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 적극적으로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배정남은 이 영화에서 코미디에 최적화된 것 같다. 배우 본인의 특징인 사투리를 캐릭터에 잘 녹여내서 자연스러움이 극대화되었다. 코믹과 액션이라는 영화의 두 축에서 배정남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비행기, 우리 사회의 축소판

영화 속 기내환경은 보잉 777기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실제 비행기에서 촬영한 듯한 정교한 디테일이 몰입감을 높인다.

한편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 클래스라는 분리된 공간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실태를 반영하고 있다. 승객들은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하와이행 비행기를 탄다. 생애 첫 가족여행을 가는 주인공 가족, 원정출산을 하려는 어떤 시어머니와 며느리,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도 나 ○○○인데 하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국회의원과 밀회 여행 중인 유명 배우까지.

비행기 고공 납치라는 위기 속에서 각각의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에피소드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때로는 쓴웃음을 짓게 하기도 한다.

한마디

영화는 재미있어야 한다. 멜로든 코믹이든 내가 봤을 때 재미있는 영화가 잘 만든 영화이다.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가 당길 때가 있다.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영화 말고 그냥 웃기는 영화 말이다. 거기다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약간의 감동도 느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오케이 마담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그런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웰메이드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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